눈물 흘리며 자신의 과오를 고백하는 존 시오볼드 [RSPCA 동영상 캡처 화면] |
지난해 여름 차 안에 반려견 3마리를 남겨뒀다가 모두 잃은 주인이 자신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라고 눈물로 고백했다고 영국 일간지 익스프레스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존 시오볼드(남·65세)는 지난해 여름 영국 잉글랜드 케임브리지셔 주(州) 피터버러 시(市)에서 반려견 3마리를 죽게 한 죄로 10년간 반려동물 금지 처벌을 받았다. 지난해 사건은 애견인과 언론의 뭇매를 맞았다. 법원은 집행유예 2년에 징역 18주, 벌금 1900파운드(약 275만원)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시오볼드는 고통 속에서도 용기 있게 영국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RSPCA)의 반려동물 차내 방치 근절 캠페인에 자원했다. 시오볼드는 자신의 과오를 고백하는 동영상을 통해, 다른 반려동물 주인들이 자신처럼 어리석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방지하는 데 동참했다.
그는 지난해 6월16일 운동하러 가면서 폭스바겐 차 안에 스태포드셔 불 테리어 반려견 데이지, 미치, 라스칼 3마리를 남겨두고 갔다. 창도 열지 않고, 물도 주고가지 않았다. 그가 4시간 뒤에 돌아왔을 때, 미치와 라스칼은 이미 죽었고 데이지는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결국 데이지도 얼마 못 가서 세상을 떠났다.
시오볼드는 “나는 기소 당했고, 반려견 키우기를 금지 당했다”며 “매스컴의 흉포한 관심을 받으면서, 상처에 소금을 뿌려 문지르는 것 같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내가 그렇게 당해선 안 된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처음에 가장 큰 상처는 반려견들을 잃은 것이었고, 집이 텅 빈 느낌이 고통스럽게 느껴졌다”고 토로했다.
시오볼드는 “지금 나는 개들을 가질 수 없고, 그것은 내 잘못”이라며 “나는 날씨를 매우 나쁘게 오판했고, 내 경솔함이 개들을 죽게 만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날씨는 빨리 바뀌고, 차는 치명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대단히 조심해야 한다”며 “만약 불확실하면, 집에 반려견을 두고 나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오볼드의 사건을 조사한 RSPCA 조사관 저스틴 스텁스는 “우리의 메시지는 수년간 크고 분명했다”며 “따뜻한 날 주차된 차 안에 개를 남겨두지 말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RSPCA의 999번 긴급 전화에 걸려온 차내 방치 신고 전화는 총 7187통으로, 지난 2015년 8779통보다 천통 이상 줄었지만 여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수준이다.
스텁스 조사관은 “사람들은 차 안에 몇 시간 정도는 개를 남겨두고 떠나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사고가 벌어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시오볼드도 그들처럼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랐다”며 “시오볼드의 비극적 이야기가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돼 실질적 위험을 상기시켜서, 올해 여름 신고전화가 0통으로 떨어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미국동물병원협회(AAHA)에 따르면 외부 기온이 24도(화씨 75도)일 때 차안의 온도는 10분이 지나면 34.4도까지 상승한다. 이 상태에서 20분이 더 지나면 43도까지 치솟게 된다.
RSPCA 역시 비슷한 실험을 했다. 15℃인 차 안에 온도계를 두고, 차문을 모두 닫고 1시간 뒤에 다시 온도계를 확인했다. 차 안 온도는 43.5℃까지 치솟았다. 개와 고양이는 사람보다 체온이 높아서 더위에 더 취약하다. 개의 체온은 약 37.5℃고, 고양이는 38.5℃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