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밤, 서울 양천소방서에 구조 출동 전화가 걸려왔다.
주차장에 뱀이 발견됐다는 신고였다.
김진국 팀장을 비롯한 대원 6명이 출동해보니 주차장 배수구 안에는 뱀 한 마리가 오도가도 못한 채 갇혀 있었다.
생김새로 보아 야생뱀이 아닌 애완용 뱀이었다. 흰색과 갈색이 교차하는 무늬를 지니고 있었다.
대원들은 뱀을 무사히 구조해 양천구청 공원녹지과로 넘겼다.
현재 뱀과 같은 파충류를 비롯해 비둘기, 황조롱이, 부엉이 등 조류가 구조되면 구청 공원녹지과에서 업무를 맡게 된다.
하지만 이틀을 데리고 있었지만 애완뱀의 주인은 나타나지 않았다.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사실상 한 번도 주인을 찾아준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애완뱀이 집을 탈출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고, 유기한 걸로 봐야겠죠. 특히 애완뱀은 야생에서 살 수 없고 외국 품종일 경우 생태계 교란을 이유로 자연으로 돌아갈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라고 설명했다.
다행히 이번에 구조된 애완뱀은 동서조류연구소를 통해 새로운 주인에게 입양됐다.
하지만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유기된 뱀의 경우 구조된다고 해도 개나 고양이에 비해 새로운 주인을 만나는 게 더 어려운 일인 만큼 책임 있게 길러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