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차에 방치된 강아지 애너벨 [마노 경찰서 제공] |
반려견 주인이 휘발유를 낭비하고 싶지 않아서, 냉방장치도 틀지 않은 차 안에 반려견을 방치하고 장 보러갔다고 미국 피플지(誌)가 지난 21일(현지시간) 텍사스 지역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생후 8주 된 강아지 ‘애너벨’은 지난 17일 미국 텍사스 주(州) 오스틴 시(市) 월마트 주차장에 주차된 포드 포커스 차 안에서 죽기 직전에 구조됐다. 이날은 올해 들어 처음 화씨 100℉(섭씨 37.7℃)를 기록한 날이다.
선한 사마리아인과 텍사스 주 트래비스 카운티 마노 시(市) 경찰서가 신속하게 구조하지 못했다면, 애너벨은 태어난 지 두 달 만에 무지개다리를 건널 뻔 했다.
라이언 피프스 마노 경찰서장은 “모든 차창이 닫혀있었고, 선루프가 조금 열려 있었다”며 “선루프로 잠금장치를 풀고, 문을 열어서 그 개를 빼냈다”고 밝혔다. 엔진과 냉방장치가 모두 꺼진 상태여서, 차내 온도가 빠르게 치솟던 상황이었다.
구조 당시 애너벨은 최대한 그늘을 찾다가, 좌석 밑에 숨어서 더위를 피하려고 몸부림치고 있었다. 애너벨은 더위를 먹은 데다 탈수 증세를 보였다. 게다가 몸은 벼룩으로 뒤덮여 있었고, 피부병까지 있었다.
막 애너벨을 구출하자마자, 주인이 월마트 쇼핑을 마치고 나타났다. 경찰은 주인에게 왜 냉방장치를 켜두지 않았는지 물었고, 주인은 “휘발유를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마노 경찰서의 랜달 앤더슨 경사는 “반려견들은 어린이처럼 무방비 상태이기 때문에, 그 말을 듣고 슬펐다”며 “알다시피 반려견들은 스스로 문을 열고 차 밖으로 나올 수 없고, 차 안에 갇힌 것과 같다”고 전했다. 애너벨을 구조할 당시 온도는 99℉(37.2℃)에 달했다고 한다.
애너벨 주인은 동물 학대 경범죄로 체포됐고, 벌금 최대 4000달러에 징역 최장 1년형까지 선고받을 수 있다고 마노 경찰서는 전했다.
멕시칸 울프와 저먼 셰퍼드 잡종인 애너벨은 현재 오스틴 동물센터의 보호 아래에 지내면서 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