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구, 전국 최초 재건축 단지 내 길고양이 이주 프로젝트 진행
강동구청 별관 옥상에 마련된 길고양이 쉼터 |
서울 강동구가 전국 최초로 재건축이 이뤄지는 아파트 단지 내 길고양이를 생태적으로 이주시키기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아파트에 사는 길고양이들은 사람들의 손을 탄 데다, 사람들이 떠나고 나면 먹이가 부족하면서 자생력을 갖기 어려워 굶어죽는 일이 다반사다.
또 집에서 키우던 고양이들도 이주와 함께 버려지는 일이 종종 있었다.
지난 22일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길고양이 생태적 이주를 위한 사전 연구 모임'이 개최됐다.
이날 모임은 민‧관이 함께 모여 재건축을 앞둔 둔촌주공아파트 단지 내 길고양이들의 생태적 이주를 돕고 이주 시 발생될 수 있는 유기동물 보호 방법에 대해 각자의 역할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봉.우.곰 스튜디오의 김경진 대표의 주최로 강동냥이행복조합, 동물권단체 케어', 강동구청 동물복지팀, 서울시 동물보호과, 이인규 작가(‘안녕, 둔촌주공아파트’ 저자), 정재은 영화감독(‘고양이를 부탁해’), 길고양이친구들 운영자, 둔촌주공아파트 캣맘들이 참석했다.
둔촌주공아파트는 최근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은 국내 최대 재건축단지로, 다음 달 말부터 6개월간 이주가 진행될 계획이다.
대규모 단지의 재건축 이주 및 철거로 아파트 내 길고양이의 안전과 유기동물 발생에 대한 우려가 커진 만큼,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전국최초로 캣맘의 개별적인 봉사를 넘어 민관이 함께 머리를 맞대 재건축 사업을 생태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동물과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실천 방안을 모색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향후 둔촌주공 캣맘‧캣대디들이 모여 각 단지별로 돌보는 고양이 현황을 조사해 개체수를 파악하고 지도를 제작해 공유하며 길고양이 포획법, 집고양이로 순화시키는 법 등을 내용으로 하는 세미나도 개최할 계획이다.
또 길고양이들의 제2의 보금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안전한 이주지역 및 입양처를 찾아나갈 예정이다.
구는 이주시 유기동물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캠페인을 펼치는 등 행정적인 지원을 적극 뒷받침하기로 했다. 이러한 노력들은 영화나 출판물로 기록해 많은 이들과 공유할 예정이다.
구 관계자는 "전국 최초로 이뤄지는 재건축 단지 내 길고양이 이주 프로젝트는 앞으로 철거를 앞둔 재건축ㆍ재개발 단지에도 좋은 선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구는 민관협력을 통해 길고양이 생태적 이주와 유기동물 방지를 위해 지속적으로 힘쓸 계획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