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동물단체들 불매 촉고
구입 며칠 만에 아픈 경우 비일비재
뼈 부러지기 쉽고, 척수공동증 고통
찻잔에 들어갈 정도로 작은 초소형견 ‘티컵 강아지’ 열풍이 불고 있다. 하지만 개 사육업자들이 병약한 티컵 강아지를 속여 팔면서, 영국의 공신력 있는 동물 단체들이 애견인에게 티컵 강아지를 사지 말라고 권고했다고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지난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에서 티컵 강아지를 산 주인들이 얼마 안돼서 강아지들이 아프거나 죽는 사고를 경험했다.
웨일즈에 사는 개레스 워튼은 지난 2014년 크리스마스에 아내 레아에게 티컵 포메라니안 강아지를 선물했다. 그런데 크리스마스 다음날부터 강아지가 아프기 시작해서, 동물병원에 데려가서 치료했지만 병이 낫지 않았다. 결국 부부는 강아지를 안락사 시키는, 고통스러운 결정을 내렸다.
웨일즈에 사는 나타샤 랭메이드는 지난 2014년 3월에 개 사육업자 제이미 파비지의 집에서 티컵 강아지 ‘베일리’를 650파운드(약 97만원)를 주고 샀다.
강아지를 산 지 며칠 만에 강아지가 아프기 시작했고, 동물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다. 치료비로 7000파운드(1042만원)나 들어가, 보험이 없었다면 큰 부담이 져야 했다. 개 사육업자 파비지는 아픈 티컵 강아지를 교배한 죄로 33개월 징역형을 선고 받고, 감옥에 수감됐다.
영국 왕립수의대학교(Royal Veterinary College)의 로웨나 패커 박사는 “이미 소형견인 종(種‘)을 더 소형화한 티컵(teacup)’ 강아지 사육 추세는 반려견 복지에 실질적인 걱정거리”라며 “티컵 강아지가 귀엽고 아기 같다고 여기긴 하지만, 작은 몸체 때문에 건강과 훈련에 많은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패커 박사는 “수의학 연구에서 미니어처 견종이 종자골 탈구(patellar luxation), 기관허탈( tracheal collapse), 척수공동증(syringomyelia), 치아 질환 등 건강장애를 가질 위험이 높아졌다고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척수공동증은 뇌보다 두개골이 작아서 생기는 병이다.
박사는 “뛰고 노는 일상적인 활동 중에도 뼈가 부러질 수 있을 정도로 약한 뼈 때문에 티컵 강아지는 부상에 취약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개 사육장이 한 배에서 난 강아지들 중에 가장 약한 강아지만 골라서 교배시킨 끝에 티컵 강아지를 탄생시킨 탓이다. 한국, 미국, 영국 개 사육장들은 티컵 강아지 사육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강아지의 건강보다 크기에 더 신경 쓰는 것이 현실이다.
영국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RSPCA), 영국 애견협회(Kennel Club), 왕립수의대 등 공신력 있는 동물 관련 단체들은 모두 애견인들에게 티컵 강아지를 사지 말라고 당부했다. 또 티컵 강아지 주인에게 교배를 금지시켰다.
영국 애견협회는 건강 문제 탓에 티컵 종을 견종으로 공인하지 않았다. 애견협회는 “티컵 강아지 구입을 고려하고 있는 강아지 구매자들에게 극도로 조심하라고 권고한다”고 당부했다.
RSPCA도 국회에 티컵 강아지 사육을 금지하고, 개 사육과 판매를 규제하는 법 도입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