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개시장 내 한 업소에서 개를 도살하고 있는 모습 |
올 5월까지 철거 예정이었던 전국 최대 개고기 유통 시장인 경기 성남시 모란개시장이 여전히 성업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6일 동물권단체 케어는 "현재 모란시장 내 20여 개의 개고기 도·소매업소가 영업 중이며, 적어도 이 중 13개 업소에서는 불법 도살이 이루어지고 있다"며 "일부 철거 업소들은 이전처럼 살아 있는 개 전시시설을 대규모로 갖출 것을 예고하기도 했다"고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판매용 개 전시를 위한 개장을 철거한 업소의 99%는 개장을 업소 내부로 옮겨 숨기거나 나무판자로 사방을 막아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위장한 채 여전히 살아 있는 개들을 도살하고 있었다.
그럴수록 더 좁고 열악한 공간에 갇히게 된 개들의 고통이 이전보다 가중되고 있었다고 케어는 지적했다.
심지어 살아 있는 개들이 보는 앞에서 도살하는 등 대부분의 업소는 현행 동물보호법 위반행위임을 알고도 영업을 지속하고 있었다.
지난해 말 성남시와 성남 모란가축시장 상인회가 '모란시장 환경정비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식용견 불법 도살 금지에 합의했다.
모란개시장은 지난 2월 철거를 시작했지만 여전히 영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
이에 따라 상인회 측은 올해 5월 31일까지 살아 있는 개의 전시, 보관, 도살을 중단하고 불법 도축시설을 자진 철거하고 성남시는 이를 위해 업종전환과 전업 이전, 환경정비에 대한 행정적 지원을 약속했다.
협약 후 일부 업소들은 지난 2월 살아 있는 개를 전시하던 개장을 부수고, 불법 도축시설을 자진 철거하는 등 협약을 이행하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약속한 기일에서 두 달이 지나도록 성남시와 상인들의 협약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협약에 반대하는 일부 업소들이 여전히 개 도축을 하고, 성남시의 재정비 정책을 둘러싼 업소간 갈등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업주들은 최소한의 폐업자금이라도 지원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성남시는 법적 근거가 없어 불가능하다는 태도를 고수한 채 불법 행위에 대한 간헐적 단속과 법적 고발을 이행하고 있다.
상황이 지지부진하자 살아 있는 개 전시장을 철거했던 업소들은 강한 불만을 표하며 다시 시설을 만들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박소연 케어 대표는 "현재의 개 도살 방식이 협약 이전보다 잔인하고 비인도적으로 악화되고 있음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더 이상 협약 이행 여부를 지켜보는 일이 무의미해졌으니 모든 방법을 동원해 모란시장 내 개 도살과 개고기 판매행위가 사라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