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토리, 손! 하이파이브! 돌아! 앉아."
주인의 주문에 따라 특기를 선보이는 토리. 말 떨어지기가 무섭게 앉고, 돌고, 손도 준다.
아마 설명만 들은 사람들은 대부분 토리를 강아지로 착각할지 모르겠다. 훈련을 잘 받은 강아지로.
집사 앞에 앉아 악수를 하고 간식을 쥔 손을 따라 한 바퀴 돌고, 게다가 눈 앞의 간식을 "기다려"라는 말이 나올 때까지 먹지 않는 녀석.
보면서도 믿기지 않는 토리의 정체는 고.양.이.
집사 임수연 씨는 "우연히 훈련이 될까 싶어 토리 손(발)을 제 손 위에 올리면서 '토리야, 이렇게 하는 게 손이야' 알려주고 몇 번 반복하니까 잘 하더라고요. 다른 것들도 그렇게 알려줬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뽀뽀도 하라고 하면 하고, '빵'과 '엎드려'도 할 줄 알아요"라며 뿌듯해했다.
"훗, 사실 고양이들은 못 하는 게 없어. 다른 고양이들은 집사 말을 들어줄 생각이 없을 뿐" |
독립적이고 까칠하기로 유명한 것이 고양이. 토리는 개냥이 수준을 넘어 고양이계의 이단아처럼 보인다.
한 살 된 스코티쉬스트레이트 토리는 8개월 전 고양이카페에 놀러온 수연 씨를 만나며 입양됐다.
"당시 토리는 독방에 있었는데 저를 보고는 부비고, 애교 떨고, 눈인사까지 하더라고요. 저도 토리에게 완전히 반해 그날 바로 입양을 결심하고 집으로 데려왔어요."
어쩌면 혼자 외롭게 지내던 자신을 데려간 수연 씨에게 길들여지리라 마음 먹었을지 모르겠다.
보통의 고양이들은 집사의 말이라면 듣는 둥 마는 둥 하지만 토리는 다르다.
수연 씨가 예뻐하다 못해 괴롭혀도(?) 금방 다시 와 골골송을 부르며 애교를 부리는 순둥이.
"이렇게 예쁜 우리가 말까지 잘 들으면 집사들 심쿵사한다냥" |
오죽하면 수연 씨 지인들이 토리를 '오케이맨'이라 부를까.(집사 오케이, 훈련 오케이, 귀찮음 오케이)
토리를 보고 있으니 집사들 사이의 오래된 의심이 하나 떠오른다.
'고양이가 사람의 말을 다 알면서도 귀찮아서 모르는 척 하고 있다'는 이 합리적인 의심은 진실에 가까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