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너희들도 다른 고양이들처럼 뭔가 감사하다는 표시를 해야할 거 아니냐, 응?"
서울 동작구에 사는 진호씨. 지난해 여름부터 집주변 길고양이 5마리의 밥을 챙겨주면서 장난 삼아 이런 말을 하곤 했다.
쥐부터 새, 꽃, 돈 등등. 고양이로부터 감사의 표시로 선물을 받았다는 이들도 많고, 선물도 참 다양했기 때문.
사료만 잘 받아먹고는 모른 척 묵묵부답이던 이 녀석들이 29일 아침 답을 해왔다.
늘 주던 자리에 밥을 챙겨주고 돌아서려는데 반짝이는 빛을 내뿜는 반지가 눈에 띄었다.
한 눈에 금반지로 보였다. 일단 주의를 살피고 주머니 속에 쓱 넣고, 기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와서 다시 반지를 꺼내 흙을 털어 내고 자세히 살펴봤다.
'역시, 그럼 그렇지'
흔히 액세사리 가게에서 파는 도금한 반지였다. 시간이 좀 흘렀는지 도금도 군데군데 벗겨져 있었다.
기쁨이 허탈함으로 변하는 순간. 그래도 이게 어디일까.
진호씨가 챙겨주는 고양이 5마리 중 한 녀석. 순서를 기다리는 녀석도 보인다. |
투덜대는 캣대디 마음을 달래주기 위해 나름 물어온 선물이 아닌가.
약지 손가락에 끼어보니 진호씨에겐 작은 반지.
오는 주말 이 반지를 들고 여자친구에게 프로포즈하면 받아줄까?
아마 챙겨주고 있는 길고양이 녀석들이 물어왔다고 하면 반쯤은 받아줄 것같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