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늦은 밤, 오랜 만에 독서를 하기 위해 자리를 잡은 최민희 씨.
하버드대 '인생학' 강의를 엮은 책 '어떻게 인생을 살 것인가'를 펼쳤다.
하지만 머리말을 읽은 지 얼마 지나지 민희 씨보다 열심히 책을 파는 녀석이 등장했다.
1년 6개월 된 민희 씨의 반려견 '쮸방'이.
녀석은 어디서 등장했는지 엄청난 집중력으로 384페이지 짜리 책을 파기(!) 시작한다.
'사사삭사사삭삭삭삭삭'
민희 씨는 "일 년 동안 못 읽은 책이어서 펼쳤는데 자기가 읽겠다고 난리더라고요. 평소에도 책을 못 읽게 하는데 이날은 정말 열정적으로 막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사실 쮸방이를 데리고 오기 전만 해도 민희 씨는 강아지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고 오히려 무서워하는 쪽이었다.민희 씨는 운명처럼 쮸방이를 보고 첫눈에 반해 데려왔다.
당시 쮸방이를 '말티즈'라고 한 판매업자의 거짓말에 속았을 정도로 강아지에 대해 몰랐다.
그런 자신이 쮸방이를 첫눈에 보고 반해 데려온 일은 지금 생각해도 운명 같은 일이었다고 민희 씨는 전했다.
열공 다음엔 열잠이지 |
그것이 인연이 되어 민희 씨는 현재 두 마리의 반려견을 키우는 견주가 됐다.
특히 민희 씨는 산책을 나가면 일부러 이 동네 저 동네 참견쟁이를 자처하는 쮸방이에게 마음이 더 쓰인다.
"쮸방이는 첫째라 그런지 정이 많이 가요. '엄마 껌딱지'이기도 하고요. 배려, 사랑, 인내, 분노, 행복, 슬픔, 우정 등 쮸방이를 보면서 많은 걸 배우는 것 같아요."
주변 사람들이 보기에 조금 유난스러워 보일지 몰라도 쮸방이가 있어 행복하다는 민희 씨.
'어떻게 인생을 살 것인가'라는 책을 읽진 못했어도 민희 씨는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무엇이 행복을 주는지를 벌써 알고 있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