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진구 지자체 최초 반려동물 양육가구 전수조사
전체 가구의 6% 불과..고양이 비중도 11% 그쳐
동물등록률 47%..광견병 예방접종은 90% 육박
[노트펫] 전체가구의 20% 가량이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통념이 허상일 수도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조사 자료가 나왔다. 실제로는 이에 크게 못 미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서울 광진구청은 12일 올해 진행한 반려동물 양육현황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반려동물 현황 파악을 위한 전수조사는 전국 지자체중 처음이었다. 그간 현황 조사가 있긴 했지만 일부만을 조사하는 통계조사방식을 사용했다.
광진구는 이를 위해 지난 4월부터 10월까지 무려 7개월 동안 광진구 내 모든 세대인 15만8681세대를 방문조사하고, 부재시 전화조사로 대체했다.
이 결과 광진구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세대는 9542가구로 전체 가구의 6%에 불과했다. 흔히 20%라고 이야기해 온 것과는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번거로움을 감안해 있어도 없다고 답한 이들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도 그간 정책 자료로 써온 자료들이 엉터리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광진구를 표본으로 할 경우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는 130만 가구(11월 현재 2160만세대 기준)에 불과하게 된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들은 불필요하게 더 높은 관심을 받아 왔고, 지자체는 실제 이상으로 세금을 써왔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개와 고양이의 양육비율 역시 통상 인용하는 통계와는 차이가 있었다. 통상 고양이 양육가구 비율은 반려동물 양육가구의 20%로 정도로 추산돼 왔다.
하지만 광진구 조사결과 고양이 양육가구수는 11.2%에 불과했다. 개 양육가구수가 87.1%로 절대적이었다.
1마리를 키우는 가구가 7604가구로 전체의 79.7%에 달했고, 2마리 양육가구는 15.9%인 1514가구. 3마리 이상은 2.9%로 조사됐다. 햄스터와 앵무새, 고슴도치 순으로 나타난 특수반려동물의 경우 3.2%였다.
절대적 양육비율을 차지한 개의 경우 품종별로 말티즈가 2360마리로 전체의 23.7%에 달했다. 가히 말티즈 왕국이라는 추정에 부합했다.
이어 푸들이 1444마리로 14.5%를 차지했다. 3위는 817마리, 8.2%로 조사된 시추였다. 포메라니안이 807마리, 8.1%로 시추 뒤를 바짝 쫓았다.
믹스견(7.4%), 요크셔테리어(6.9%) 순으로 나타났다. 국가대표 견인 진돗개는 상위 5위 안에 들지 못했다. 역시 도시 주거환경에 맞지 않는 특성이 그대로 반영됐다.
성별로는 개의 경우 수컷이 4770마리로 47.9%였고, 암컷은 5189마리로 52.1%를 차지했다. 고양이는 수컷 860마리로 52%, 암컷은 48%인 794마리로 조사됐다.
3개월령 이상 개의 경우 의무로 돼 있는 동물등록률은 47%에 그쳤다. 동물등록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동물등록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라는 의견이 57%에 달했다.
또 반려동물을 키우며 가장 어려운 점으로는 '외출 시 동물이 혼자 남겨짐'이 30%, 동물의 소음이 25%로 그 다음을 차지했다. '동물복지 관련이 필요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예방접종 지원이 29%, 동물학대 처벌 강화가 27% 차지했다.
광진구는 조사결과를 앞으로 동물복지 정책에 반영할 예정이다.
우선 광견병 예방접종 지원을 확대하고, 상해사고를 줄이기 위해 '안전한 동물 키우기'를 중점으로 동물보호 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또 동물 보호 명예감시원을 위촉해 동물소유자에 대한 펫티켓(Petiquette) 교육을 실시하고 반려견의 문제행동으로 곤란을 겪는 가정에는 동물훈련사가 방문해 교육하는 '찾아가는 우리동네 동물훈련사' 사업도 실시키로 했다.
김기동 광진구청장은 "효과적인 동물복지정책 수립을 위해 이번 조사에 참여해주신 구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동물을 키우는 주민과 키우지 않는 주민들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동물복지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