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 당시 로이스의 상태. |
[노트펫] 안락사 위기에 놓인 개를 살리기 위해 200마일(약 322km)을 차로 달려간 남성의 사연이 알려져 화제다.
동물 전문 매체 더 도도는 지난 5일(현지 시간) "두 번이나 파양된 들개 출신 핏불테리어가 평생 함께할 가족을 구했다"며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발견된 떠돌이 개 로이스(Royce)는 구조된 직후 지역 유기동물 보호소에 들어왔다. 발견 당시 로이스는 몸 곳곳에 멍이 들어있었고, 찰과상도 입은 상태였다.
상처를 회복한 로이스. |
로이스는 특출난 외모 덕분에 보호소에서 지낸 지 얼마 되지 않아 새 주인을 맞아 입양됐지만, 곧 다시 보호소로 돌아와야 했다. 두 번째 입양 역시 오래 가지는 않았다. 두 명의 전 주인이 로이스의 체력을 감당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로이스가 두 번째 파양을 겪자 보호소는 로이스의 안락사를 결정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보호소 자원봉사자가 SNS에 로이스에 대한 글을 올렸다. 로이스를 충분히 책임질 수 있는 누군가가 봐주기를 바란 것이다.
마침 데이비드 세바(David Sebba)가 이 글을 읽었고, 보호소에 로이스를 입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세바의 집은 보호소에서 200마일(약 322km) 떨어져 있었지만, 세바는 이를 개의치 않았다. 다만 보호소가 문을 닫기 전에 도착하지 못할까봐 걱정했을 뿐이다.
세바와 로이스의 첫 만남. |
보호소에서 로이스를 처음 만난 세바는 그 자리에서 로이스의 입양 계약서를 작성했다. 세바는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로이스는 흥분과 불안을 동시에 느꼈다"며 "앞좌석과 뒷좌석을 끊임없이 왔다갔다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새 가족과 함께 하는 즐거운 귀가길이지만, 세바는 집과 가까워질수록 한 가지 걱정이 앞섰다. 아내에게 로이스 입양 사실을 말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세바의 걱정과 달리 아내는 흔쾌히 로이스를 가족구성원으로 받아들였다. 부부의 집에 들어서자마자 발견한 테니스 공에 힘차게 뛰어가는 모습을 본 뒤 "이 테니스 공이 로이스의 첫 장난감일지도 모른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문제는 세바의 집에 살고 있던 고양이들이었다. 세바는 입양의 기쁨을 느끼는 것도 잠시, 로이스가 고양이들을 가족으로 인식할 수 있을지 혹은 그 전에 고양이를 공격하지는 않을지를 걱정해야 했다.
그러다 떠오른 것이 같은 지역에서 홀로 살고 있는 세바의 모친이었다. 세바는 모친 역시 함께 지낼 친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세바의 모친과 로이스. |
다소 충동적이고, 무책임하게 보일 수도 있는 행동이었지만 다행히 세바의 모친과 로이스는 현재 둘도 없는 단짝이 됐다. 뭐든지 세바의 모친과 하고 싶은 로이스는 새 주인의 체력적 한계를 이해하고, 넘치는 에너지를 참는 방법을 익혔다.
세바는 "당시 로이스가 반려견으로서 다시 (보호소를) 나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입양을 결정했다"며 "로이스와의 (평생 함께 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있어 기쁘고, 로이스가 잘 지내는 모습을 보니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