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트펫] 지난 21일 경남 산청에서 시작된 대형 산불이 영남권 곳곳으로 확산되며 광범위한 인적·물적 피해를 초래하고 있는 가운데, 동물자유연대(이하 동자연)는 재난에 취약한 동물들의 현실을 알리고, 구조와 구호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동자연은 산불 발생 초기인 21일부터 관련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이튿날인 22일 '위기동물대응팀'을 중심으로 한 1차 선발대를 산청군에 급파해 2박 3일간 현장 대응을 펼쳤다.
이번 활동은 '재난시 동물구조 및 구호 협의체(이하 재난동물구호협의체)'와 협력해 이뤄졌다. 1차 선발대는 대피소 입소가 제한돼 반려견을 집에 두고 떠날 수밖에 없었던 어르신의 사연을 접수하고, 해당 반려견 '노랑이'의 위치를 확인한 후 구조에 성공했다.

노랑이는 산불 영향권 내 마당에 묶여 홀로 남겨진 채 위태로운 상황이었으며, 구조 당시 겁에 질린 모습이었다. 동물자유연대는 노랑이를 무사히 구조한 뒤 현재 치료와 임시 보호에 들어갔다. 노랑이와 이별해야 했던 어르신에게도 구조 소식을 전달하여 안도감을 드렸다.
또한, SNS를 통해 알려졌던 또 다른 반려견 '곰칠이'의 안위 확인 요청을 접수하고, 즉시 해당 장소를 수색해 곰칠이가 무사히 보호 중인 것을 확인해 보호자에게 소식을 전달했다.
현장 이동 중, 불길을 피해 떠돌던 '황구'를 발견해 사료 급여 후 병원으로 이송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활동은 재난 시 가장 취약한 동물들이 어떠한 위험에 처하게 되는지를 보여주며, 재난 동물구호 시스템의 실효성과 필요성을 다시금 일깨워 주고 있다는 게 동자연의 설명이다.


한편, 동자연은 산불 단계가 격상되면서 활동가들의 안전을 고려해 일시적으로 현장 활동을 중단했으나, 26일 2차 선발대를 화재 진화가 안정화된 장소를 중심으로 다시 동물구호, 반려동물 쉼터 설치 등 후속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선발대가 의성군 화재 현장으로 이동하던 중 산불 확산에 따른 의성군보호소의 긴급 대피 구조 요청을 받았다. 이에 인근 지자체와 재난동물구호협의체의 협조를 통해 안전한 장소에 임시 공간을 마련하고, 총 22마리의 보호소 동물들을 이송해 돌봄을 지원하고 있다.

동자연에 따르면, 현행법상 반려동물과의 동반 대피는 명확한 근거가 없어, 많은 보호자가 반려동물을 남기거나 대피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반려 인구 1,500만 시대에 여전히 사각지대가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자연은 재난동물구호협의체와 함께 현장에 국내법상 반려동물로 규정된 6종(동물보호법 시행규칙상 개, 고양이, 햄스터, 토끼, 패럿, 기니피그)을 대상으로 이재민 대피소 인근에 특화된 임시보호소를 구축하고 반려동물 피해 사례 접수 및 긴급 지원 활동과 현장 구조 활동을 동시에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LG U+, 더프라미스, 지자체 자원봉사센터 등과 함께 '재난시 동물구조 및 구호 협의체'를 구성하고, 국내 최초로 반려동물 동반 대피 훈련을 추진해 왔다. 지난 훈련에서는 재난 발생 시 반려동물과 함께 대피소로 이동해 위탁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여러 제도적 문제점을 도출하고 개선 방안을 모색한 바 있다.
조희경 동자연 대표는 "자연재해는 사람뿐 아니라 동물에게도 생사의 갈림길이 된다"며 "동물자유연대는 재난 상황 속에서도 동물의 생명이 존중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과 사회적 인식 변화에 앞장서고, 동물과 사람이 함께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현장과 정책, 두 축 모두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