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전라남도 한 지자체 동물보호소의 기묘한 운영 행태가 드러났다.
한쪽에서는 펫샵으로 나갈 강아지를 생산해 경매에 부치는 한편으로 다른 쪽에서는 사람에게 버림을 받거나 길위에서 태어난 강아지들을 보호하고 있었다. 강아지 분양과 유기동물 입양 사이에서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환경이다.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는 지난 16일 SNS를 통해 생산(번식)업자가 운영하는 전라남도 나주시 유기동물보호소의 실태를 폭로했다.
비글구조네트워크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유기동물보호소 한편에는 출입이 엄격히 제한되는 번식장이 위치해 있었고, 또다른 쪽에는 번식장에서 생산된 강아지를 경매하는 경매장이 위치하고 있었다.
원래 번식장을 하던 업자가 2012년부터 지금까지 8년 동안 유기동물보호소를 운영해 왔고, 경매장은 보호소 운영 이후 추가돼 현재의 모습을 갖춘 것이었다.
비글구조네트워크는 "같은 건물 안에 한쪽은 유기동물보호소, 다른 한쪽은 번식장도 모자라 아예 경매장까지 갖췄다"며 "유기동물을 발생시키는 가장 큰 요인인 번식장이 유기동물사업을 한다니요"라고 개탄했다.
유기동물보호소 내부 모습. 비글구조네트워크 페이스북 영상 캡처 |
그러면서 "새끼 낳아다 팔면 사간 사람들이 버리고 그렇게 버리면 다시 유기견으로 데려와 죽이나요?"라며 "유기동물 사업을 번식장에 맡긴 나주시가 더 큰 책임이 있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유기동물보호소의 유실유기동물 관리 행태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비글구조네트워크는 "농림부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따르면 나주시는 현재 유기동물 297마리를 보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며 "하지만 현장 실사 결과 120마리 밖에 보이질 않았다"고 주장했다. 나머지 170여 마리는 어디로 갔느냐는 것이다.
경매장 모습. 경매장은 강아지 판매 과정에서 생산자와 펫숍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
비글구조네트워크는 나주시에 동물보호소의 위탁계약 해지 및 시직영 전환, 170여 마리 유기동물의 행방 파악 등을 요구했다.
아울러 "전남도청은 (지난 8월 드러난) 보성군의 불법 안락사 사건을 계기로 전남 전 지역 유기동물보호소 전수조사와 함께 개선을 약속했으나 그 약속은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비글구조네트워크는 지난 7월 하순 자체적으로 전국시군보호소 실태조사에 나서 전라북도 완주, 전라남도 보성과 구례, 경상북도 울진, 경상남도 고성, 의령 등 지방의 열악하고 제멋대로인데다 학대가 의심되는 보호소들의 운영실태를 고발, 시직영 전환 등의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