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화 트림
트림
처음 병원 문밖을 포대기에 싼 채로 나설 때, 정말 바람 부는 대로 날아 갈 것만 같은 작은 몸이었다.
전혀 무게감이 느껴지질 않았다.
봄바람도 이런데 겨울에 태어난 아이는 문밖이 얼마나 거칠까.
집으로 오는 택시 안에서 아빠는 아이를 안고서 꼼짝도 못하고 땀을 줄줄 흘렸다.
아이는 아주 가끔 눈을 살며시 떠보다 황급히 다시 감는다.
얘! 세상이 그리 즐거운 곳만은 아니지만 살아가기 나름이야.
첨부터 그리 경계할 필요는 없어.
여기 초짜지만 든든한 아빠랑 엄마가 있잖으냐.
집에 와서 더워지는 날씨에도 아랑곳없이 두꺼운 이불을 둘러쓴 아이엄마가 아이에게 젖을 먹이는 모습을 보았다.
고놈 참 열심히도 빤다.
그런데 먹고 나선 아빠더러 트림을 시키란다.
손에 잘 잡히지도 않을 것 같은 작은 몸을 겨우겨우 껴안고서 등을 주무르듯 한참을 두드리니 예상외로 큼직하게 “걱!”한다.
하이고 대견한 것 같으니라고.
눈동자에 힘을 주려 하는 모습이 귀엽더니 벌써 졸린 지 하품을 하는데 이게 또 걸작이다.
얼굴이 새빨개지면서 온통 인상을 있는 대로 쓰는 게 빨강아기 원숭이를 본 적은 없지만 그대로다.
음~ 차차 나아질 거야.
나아져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