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가족들과 미국에 함께 온 지 벌써 한 달이 됐다. 한국과는 여러 면에서 다른 미국 생활은 여전히 낯설고 힘들다.
하지만 미국도 사람이 사는 동네라 방식의 차이는 있지만 근원적으로 크게 다르지는 않는 것 같다.
지난 일주일 미국 뉴스를 보면 가장 많이 나오는 이슈는 일식과 인종차별 문제였다. 그 두 이슈가 뉴스의 중심에 뜨기 전까지 신문의 헤드라인은 북한의 핵, 미사일 도발 문제였다.
익숙한 단어들이 미국 뉴스에 등장하는 것 자체가 생경한 경험이었다.
미국에서 작성하는 첫 번째 글은 당연히 동물과 관련된 것이어야 하지만, 일식이 워낙 큰 이슈였기에 부득이 일식을 주제로 첫 번째 글을 써본다.
토탈 이클립스를 관측하는 필자 |
미국 시간 9월 21일 오전부터 시작된 ‘일식’은 일부 지역에서는 해가 완전히 가려지는 토탈 이클립스(total eclipse) 형태로 진행됐다.
미국을 관통한 토탈 이클립스는 오리건, 아이다호, 와이오밍, 네브래스카, 캔자스, 미주리, 일리노이, 켄터키, 테네시,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 등 14개 주에서 관측됐다.
미국 전역에 배포된 이클립스 포스트 |
필자가 사는 미주리주 컬럼비아시는 토탈 이클립스가 진행되는 지역에 포함되어 외부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모여 들었다. 일부 쇼핑몰의 경우, 주차장 내 일부 지역에 관측 장소를 세우고 외지 관광객을 맞을 준비도 했다.
이곳 주민들은 사방이 탁 트인 공원이나 주차장 등에 모여 일식을 맞았다.
태평양 연안 오리건을 시작으로 일식이 시작됐다. 컬럼비아에서는 토탈 이클립스가 오후 1시 15분 관측됐고, 필자는 공원에 도시락을 싸서 아내와 함께 피크닉을 겸해 관측했다.
토탈 이클립스가 진행 중이던 1시경에 촬영한 것이다. |
오후 1시 경부터는 마치 저녁이 되는 것 같이 빠른 속도로 어두워졌다. 그리고 마침내 1시 15분경 완전히 한 밤이 됐다.
토탈 이클립스 5분 전에 촬영한 것으로, 휴대전화로 촬영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후 보호안경을 착용하고 관측에 집중하였다. |
해가 빛을 잃고 암흑천지가 되자 필자가 관측하던 공원 주변에는 온갖 새들이 우는 소리와 매미의 울음소리가 갑자기 크게 들렸다.
예상치 않게 순식간에 어두워지니까 동물들의 불안감이 증폭된 것 같았다.
동물들은 이러한 자연 환경의 변화를 사람처럼 배우지 않고,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신기한 일이다.
이클립스가 진행되자 공원 주변은 감자기 밤이 되기 시작했다. |
이날 주내 공립학교들은 학업을 잠시 중단하고 태양과 달의 우주쇼를 관측하게 했다.
물론 학생들을 눈동자를 보호하는 보호안경을 착용하고 이클립스를 즐겼다.
초등학교의 경우, 일식 관측 후 일식장면을 떠올리면서 그림으로 표현하는 시간도 가졌다.
위의 그림은 막내아들이 학교에서 일식 관측 후 그린 그림이다.
살아생전 다시 이런 장관을 볼 수 있을지 궁금하기만 하다.
< 캉스독스 >
칼럼 연재
칼럼 완결
기행 완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