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그까짓 것을 갖고 돈을 더 받으려 하세요" "그게 아니고 이거 미용하려면 어쩌구저쩌꾸..."
미용을 하면서 보호자는 마뜩지 않아 하고 나로서도 말씀 드리기 애매할 때가 있다. 기본 미용 비용은 정해져 있는데 추가로 돈을 더 받아야 할 때다.
가장 흔한 추가 사례가 털이 심하게 뭉친, 그래서 떡진 경우다. 어느 미용실이나 좀 더 받도록 돼 있지만 보호자 입장에서는 뭘 그정도 갖고 돈을 더 내라 하나하기 일쑤다.
털이 떡져 있을 경우 흔히 그냥 가위로 잘라내고 하면 되는 것 아니냐 생각들 하신다.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다. 털이 떡진 경우 겉털만 뭉쳐 있는게 아니다. 겉털과 함께 잔털인 속털이 함께 뭉쳐 있고, 또 속털이 겉털과 엉키면서 속털 아래 피부까지 끌고 올라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기를 클리퍼로 그냥 밀어 버릴 경우 클리퍼가 잘 나가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자칫 같이 말려 있는 피부까지 다치게 할 수 있다. 피부에 상처가 나는 것은 물론이고 자칫 클리퍼 날에 의해 생기는 클리퍼독을 생기게 할 수도 있다.
그래서 털이 떡져 있을 때는 그 털을 어느 정도 풀어내고 클리퍼를 가져다 댄다. 이 과정에서 힘이 더 가고, 시간이 더 소요되는 것은 당연하다.
미용 요금을 더 받는 요소는 이외에도 몇가지가 더 있다. 방울을 달거나 전체적으로 디자인을 낸다면 요금이 그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필연적이다. 말 그대로 미용을 하는 것이므로.
이것 말고 몸무게 기준이 있다. 견종에 따라 코카스파니엘, 비숑 프리제, 스피츠 등 말티즈나 시츄에 비해 미용료가 더 많이 든다. 이들은 대개 몸무게가 5킬로그램이 넘어가면서 미용료 구간(?)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비슷한 이유로 말티즈나 요크셔 테리어 등 소형견이라 할 지라도 5킬로그램이 넘어가는 애들은 미용료가 더 든다. 숍이나 미용을 같이 하는 동물병원에 따라서는 그 기준을 4킬로그램으로 잡기도 한다.
그렇다면 시베리안 허스키나 말라뮤트, 사모예드 같은 대형견이라면 어떻겠냐고? 하하!
대형견은 쇼견용 미용이라면 모를까 굳이 중소형견들처럼 미용을 할 필요가 없다. 이들은 20~30cm까지 털이 자란 뒤 자연스레 빠지면서 털갈이가 된다. 그러니 대형견을 처음 키우는 입장에서 미용료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
대신 대형견은 미용은 안하더라도 목욕에 비용이 많이 든다는게 함정이다. 집에서 할 수도 있겠지만 그 큰 몸을 씻기고, 또 그 긴 털을 보송보송하게 말릴라치면 기진맥진하기 일쑤다.
그래서 산뜻한 몸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목욕을 미용실에 맡겨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중소형견은 미용, 대형견은 목욕이 어찌 보면 애견 미용실을 가장 자주 찾는 이유라고도 할 수 있겠다.
'우리동네 애견숍 24시'는 경기도 광명시 하안동에서 12년째 하안애견을 운영하고 있는 전광식 사장님의 경험을 담아낸 코너 입니다. 전 사장님은 모습은 다소 거칠어 보일지라도 마음만은 천사표인 우리의 친근한 이웃입니다. 전광식 사장님과 함께 애견숍에서 어떤 일들이 있는지 느껴 보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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