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분양시 주의사항은 몇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한 번 데려가면 최소한 10년은 함께 해야할 생명이기 때문이다. 도중에 다른 데 보내거나 하는 일은 그 개에게는 참으로 비극적인 일이 될 수 밖에 없다.
절대 충동구매는 하지 말아야 한다. 간혹 유명인 중에서도 술 한 잔 걸치고 애견숍 앞을 지나가다 유리장 속의 강아지에 마음을 뺐겨 분양받았다는 이들이 있다.
그런 사연을 공개한 것은 키우고 있고, 또 앞으로 끝까지 하기로 작정해서 일 것이다. 이런 해피엔딩은 다행이지만 충동구매는 나중에 후회하는 경우가 많을 수 밖에 없다. 몇일 만에 못 키우겠다고 데려오는 경우도 있고, 중간에 키우는 것을 포기하게 되는 파양의 주범이기도 하다.
둘째는 자신이 사는 주거 환경이다. 요새는 20대 혼자 사는 사회초년생들이 개나 고양이를 키우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하루 종일 개가 집에서 주인을 기다려야 하는 문제는 빼고서라도 사는 집 때문에 개가 반려동물이 아니라 애물단지 취급을 받는 경우도 많다.
아무리 자신의 눈에 평생의 반려동물로 보이더라도 소형 아파트나 원룸에 살면서 비글이나 슈나우져 같은 중형견을 키우는 것은 자신은 물론이고 사는 개에게도 그 자체로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래도 중형견 이상의 개를 키우고 싶다면 개가 스트레스를 받아 소위 말하는 지랄견이 되지 않도록 산책이나 운동을 더 많이 시켜줄 각오를 단단해 해야 한다.
우리 가게를 유치원 다니듯이 드나들던 오스트레일리안 셰퍼드 한 마리가 있었다. 대략 한달간 이틀에 한번 꼴로 나와 출퇴근을 같이 했다. 유치원 다니듯이 한 것은 같이 사는 할머니에게 들킬까봐서였다.
너무 마음에 들어 데려 왔는데 차마 할머니에게 말을 못하고 꽁꽁 숨겨둔 것이었다. 다행이 집에서 독립, 싫은 소리는 안 듣게 됐지만 함께 사는 가족들의 의향도 반드시 물어봐야한다.
맞벌이인가 외벌이인가. 산책을 하다보면 부부로 보이는 남과 녀 사이에 강아지 한 마리가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는 풍경을 볼 수 있다. 둘보다는 셋이 더 안정감이 있고 정겹다. 부부 사이도 더 친해질 듯하다. 말할꺼리가 적어지면 강아지를 소재로 삼으면 되기도 할 것같다.
그런데 부부가 둘 다 일하는 맞벌이라면 활동량이 좀 덜한 견종을 고르는 것이 좋다. 개인적으로 코카 스패니얼이나 비글은 추천하지 않는 편이다. 아주 매력적인 개들이지만 이들의 활동량은 어마무시하다.
그러고 보니 둘 다 3대 지랄견에 들어가기도 한다. 퇴근해서 하는 일이 난장판이 된 집안을 치우는 일이라면 그 개가 좋게 보일 리 없고, 남편이 됐든 아내가 됐든 키우자고 한 배우자가 같이 살기 싫어질 수도 있다.
'우리동네 애견숍 24시'는 경기도 광명시 하안동에서 12년째 하안애견을 운영하고 있는 전광식 사장님의 경험을 담아낸 코너 입니다. 전 사장님은 모습은 다소 거칠어 보일지라도 마음만은 천사표인 우리의 친근한 이웃입니다. 전광식 사장님과 함께 애견숍에서 어떤 일들이 있는지 느껴 보시길 바랍니다. |
칼럼 연재
칼럼 완결
기행 완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