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펫펨족들의 이번 여름 휴가는 어땠는지 궁금하다.
무더운 여름휴가철, 애견과 길 떠나는 자체가 고생의 시작이기도 한데 더구나 미리 예약한 여행지의 펫 가능 숙소에 대한 걱정도 이만저만 아니었을 것이다.
시설 좋은 캠핑카에 개를 태우고 다닌다는 꿈같은 여행은 언제 이루어 지려나...이건 모두의 희망사항 같은 거다.
최근 일본의 펫 동반 여행은 어디까지 진화했나 들여다보자.
'펫 퍼스트'를 내세운 여행업계가 요즘들어 활기를 띠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펫 프렌들리 호텔들이 많이 생겨나 서울 시내의 시설 좋은 호텔 등에서도 따로 프로그램이 설치되는 추세다.
일본 최대의 펫과 머무는 숙박 포털사이트 'pet 宿.com'에서는 1999년 사이트 개설 때 약 170곳 등록됐던 숙소가 지금은 약 800곳으로 늘었다. 관광자원이 빈약했던 90년대엔 단지 낡은 숙박업소 등이 펫 가능으로 등록하곤 했던 것.
따라서 어떤 특별한 매력도 당연히 없었다. 그후 차츰 변화하기 시작한 것이 2000년 이후부터다.
개인이 운영하는 펜션 종류가 늘기 시작하며 펫 동반 전문을 내세우기 시작했다. 2010년쯤부터는 고급 호텔과 리조트 호텔들도 합세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된 배경에는 펫 기르는 방법의 변화가 큰 몫을 했다. 2000년 이후 수도권 교외를 중심으로 펫 공생형 주택이 유행해, 대형견이라도 실내 사육이 주류가 됐는데 즉 마당에서 개들이 사라진 것이다.
함께 먹고 함께 자고 함께 여행하는 펫, 집 지키는 개는 이미 옛날 말이 됐다. 또 도심지의 생활 패턴도 그런 숙박업소 분포에 영향을 주었다.
펫을 맡길 가까운 친척이 근처에 없기도 하니 자연히 함께 데리고 여행 갈 수 밖에 없게 된다. 그래서 펫 가능 숙소는 지금도 도차기현, 군마현, 치바 등 관동지방에서 가까운 곳에 가장 많이 있다.
가격도 궁금한데 고급 리조트나 료칸은 1박 2식 기본에 1인당 약 3만엔 정도로 비싼 편이다. 그런데도 예약은 비싼 방 순서로 마감이 된다고 하니 펫 가능이란 부가가치는 매우 높은 것 같다. 이런 숙소로 바꿔 재기에 성공한 곳들도 많다고 하니 말이다.
도치기현 나스의 한 '펫 퍼스트' 호텔은 개용 리빙룸과 플레이 룸을 객실내에 완비했다. 바닥재도 쿠션감 있게 만들어 보호자가 무릎을 대고 개와 함께 맘껏 놀아줘도 부담 없도록 해 놓았다.
물론 식당의 메뉴에도 '펫 퍼스트'다. 투숙객이 아니더라도 펫 동반 손님이 많다고 한다. '펫의 즐거움은 주인의 행복'이 이 호텔의 기본 컨셉이다.
또 고급스러운 일본 전통 료칸들도 펫 퍼스트에 나섰다. 다다미가 깔린 정갈한 객실로 식사를 가져다주는 고급 료칸들은 펫용 식사에도 주방장의 솜씨가 발휘된다.
제철 식재료로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펫용 요리라니 맛은 100% 보장이겠다. 특별실의 경우엔 펫 전용 노천탕에, 비가 와도 뛰어 놀 수 있는 도그런도 갖췄단다.
그런데 이런 고급 숙박 업소의 운영자들이 한결같이 입을 모아 말하는 것이 있다. 직원 채용에 호텔 관광 전문학교 출신이 아닌 펫 관련 전문학교 출신들을 채용한다는 것이다. 펫 동반 숙박지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바로 펫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이런 시대가 되었으니 이제 펫 동반 여행의 스트레스도 점차 사라질 듯 하다. 예전에는 단 하루를 묵고 갔던 펫펨족들이 2~3일 내내 머물며 쉬다 가는 마음 편한 곳으로 진화하고 있는 펫 가능 숙소들이다.
조금 먼 곳으로의 여행은 페리를 이용한다. 여기에도 펫 동반 객실이 등장해 'with pet'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이전엔 케이지에 넣어 펫 전용 칸 같은 곳에 따로 태웠던 펫을 이젠 객실에 함께 태운다.
그 결과 취항 이래 높은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는데 그만큼 수요가 있다는 사실을 실감 중이란다. 이렇게 펫 동반 여행은 이제 즐거움만 있기를 바라본다.
이런 진화는 앞으로도 주욱 계속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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