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라는 말은 반려동물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고양이처럼 실내 생활을 주로 하는 경우 본능적인 행동 욕구를 풀 수 없어 더욱 스트레스를 받고 이로 인해 실제로 병이 나는 일이 많다.
특히 영역에 대한 본능이 강하기 때문에 이사 또는 새로운 반려동물의 입양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크다. 고양이에서 악명 높은 질환 중 하나인 고양이 특발성 방광염(FIC)의 경우도 보호자와 문진을 하다 보면 이사 이후 발병한 경우가 많다.
반려묘의 삶의 질을 높여주고 덤으로 병원비 지출까지 줄일 수 있는 스트레스 해소법은 무엇일까?
우선 예상치 못한 상황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서 정해진 음식을 방해 받지 않고 먹는 것으로 기본적인 불안을 해소 할 수 있다. 보호자와의 놀이 시간 역시 하루 중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시간만큼 놀아주는 것이 안정감을 줄 수 있다.
화장실 청소 역시 정해진 시간에 정기적으로 해준다. 화장실 위치는 조용하면서도 쉽게 주변을 살필 수 있는 곳이 좋으며 식기와는 떨어지게 둔다. 여러 마리를 키우는 경우 화장실 개수는 총 고양이 숫자보다 하나 더 두고 화장실의 크기, 모양, 모래 등의 종류를 달리 해줘서 개별적인 취향에 맞게 선택하도록 해준다.
환경풍부화(Environmental Enrichment) 역시 중요하다. 지금은 반려묘라는 이름으로 사람과 함께 실내생활을 하고 있지만 사실 고양이는 나무를 타고 오르며 한적한 곳에서 잠을 청하고 들판을 배회하며 스스로 사냥해 먹이를 구해야 하는 야생동물이었다. 이러한 본능을 실내 생활 중에서 해소시켜주는 것이 바로 환경풍부화이다.
기본적으로 쉴 수 있는 곳, 숨을 수 있는 곳, 관망할 수 있는 곳(창가라면 더욱 좋다)이 필요하며 이러한 공간을 다른 사람이나 고양이와 공유하지 않도록 공간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모든 고양이에게 독방을 주긴 힘들지만 독립적인 공간은 꼭 필요하다.
장난감과 스크래처를 충분히 제공해서 지루함을 달래줘야 한다. 스크래칭은 고양이에게 특징적인 행동인데 발톱 자국 뿐 아니라 자신의 체취를 남기는 의미도 있어서 쉬거나 자는 곳 주변에서 스크래칭 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반려동물의 스트레스를 달래주는 방법은 결국 관심과 관찰을 통해 원하는 것을 충족시켜주는 것임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나의 외로움을 채우기 위해 반려동물을 입양한 후 반대로 그들을 외롭게 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겠다.
'김진희의 심쿵심쿵'이 우리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는데 필요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합니다. 칼럼을 진행하는 김진희 수의사는 2007년부터 임상수의사로서 현장에서 경력을 쌓은 어린 반려동물 진료 분야의 베테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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