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토는 개와 고양이가 질병에 걸렸을 때 나타나는 가장 흔한 증상이다.
동물병원을 찾는 반려동물의 30% 이상이 구토 때문인데 그중에는 심각한 질병을 앓고 있는 경우도 많다.
구토 증세를 가볍게 생각해 그냥 넘기면 병을 키우게 될 수 있다.
다양한 구토 증세와 원인을 알아보자.
구토의 유형부터 파악하자
복부 운동이 동반되면서 노란색 액체가 넘어오는 것을 구토라고 한다.
먹은 걸 그대로 뱉어내는 것은 토출, 하얀색 거품을 뱉어내는 것은 가래, 가시 걸린 것처럼 ‘칵칵’거리면 기침이니 구토와 구분하자.
특히 고양이는 줄처럼 긴 물건을 삼켜 구토하기도 하는데 줄이 오랜 시간 장속에 머무르면 장충첩이나 복막염을 일으킬 수 있으니 주의하자.
먹자마자 뱉는다
음식물이 위까지 내려가지 못하고 식도에서 바로 토하는 것을 ‘토출’이라고 한다.
보통 식도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 발생하는데 어린 강아지라면 밥을 급하게 먹어, 소화되지 못한 음식물이 방금 먹은 밥을 밀어내면서 토하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넓은 접시에 사료를 퍼뜨려주면 급하게 먹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또 밥그릇을 높이 올려놓으면 고개를 숙이지 않아 공기를 덜 들이켜게 되어 구토를 줄일 수 있다.
노란색 거품을 토한다
위가 비어 있는 상태에서 위액을 토해내는 공복성 구토의 증상이다.
식습관이나 식사 간격 등이 문제가 되어 생기는데 이 증상이 반복되면 위염으로 진행될 수 있으니 그 전에 치료를 받도록 한다.
진한 갈색 또는 녹색의 구토를 한다
십이지장에서 올라오는 구토물이면 담즙이 포함되어 진한 녹색을 띤다. 또 위출혈이 있을 경우에는 진한 갈색의 구토를 한다.
물만 먹어도 심하게 토한다
장에 이물질이 걸려 막힌 경우 물만 먹어도 아주 심하게 토한다. 이럴 때는 바로 병원에 가서 검진을 받아본다.
소화된 사료를 토한다
위에 문제가 있어 토하거나, 장협착이나 장폐색으로 장에서 음식물을 통과 시키지 못하는 경우 소화된 사료를 토한다.
열과 설사를 동반한다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위와 장에 염증이 생긴 경우 구토와 함께 열이 나고 설사를 동반한다.
어린 강아지라면 기생충에 감염된 경우에 이런 증세가 나타난다.
심한 구취를 동반한다
구토와 함께 심한 냄새를 동반하면 신장 질환에 의한 요독증을 의심할 수 있다.
모든 구토에는 원인이 있다
보통 음식을 잘못 먹었거나 이물을 먹어서 토하는 경우가 많은데, 밥을 너무 급하게 먹었다거나 밥을 먹고 곧바로 운동해도 토할 수 있다.
또 식사 간격이 너무 길거나 사료량이 적으면 공복성 구토를 하기도 한다.
그밖에는 전염병 때문에 토하거나, 간과 신장 기능 부전으로, 때론 멀미 때문에 토하기도 한다.
이 외에도 심한 흥분이나 통증, 공포로 스트레스를 받아도 토할 수 있다.
어쩌다 한 번은 괜찮지만 구토가 여러번 반복되면 질병을 의심해봐야 한다.
구토 증세, 이렇게 대처하자
반려동물이 토하면 일단 엉덩이를 들어 구토가 기도로 넘어가지않게 하고 토사물의 종류와 색, 냄새 등을 확인한 다음 다시 먹지않도록 바로 치운다.
그리고 구강이나 기도에 이물질이 없는지 확인한다.
토하고 바로 물을 주면 두 배로 토하게 되므로 젖은 수건으로 입을 적셔주거나 얼음을 핥아 먹게 한다. 병원에 가서 수액을 맞히는 것도 좋다.
이물질을 삼켜서 토하는 것이 아니라면 구토는 빠른 시간안에 멈추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복해서 토하면 병원에 데려가 항구토제 등을 처방받아 구토를 멈추게 해야한다.
토한 뒤 12시간 정도 지켜보고 더 이상 증세가 없으면, 물을 준다. 이때 설탕물이나 꿀물은 탈수를 촉진할 수 있으니 그냥 맹물을 준다.
물을 먹고 더 이상 토하지않으면 소화가 잘되는 유동식을 준다. 토하면 다량의 전해질과 위산, 수분이 함께 배출된다.
따라서 구토가 멈출 때 까지 무작정 굶기는 것은 전해질 불균형을 초래하고 심각한 탈수 증세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구토에 대한 잘못된 상식
구토에는 제산제가 도움이 된다?
제산제는 속이 쓰린 증상을 약간 막아주기는 하지만 구토에 직접적인 도움은 안된다.
이물질을 먹었을 때 과산화수소로 구토를 유발하기도 하는데, 이는 매우 위험하다.
식도염을 유발하거나 구토물이 기도로 들어가 폐렴으로 진행되기도 하므로 꼭 수의사의 처치를 따르도록 한다.
고양이가 털을 토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많은 보호자가 사료와 털이 뭉쳐서 나오는 헤어볼 구토를 정상이라고 생각하는데, 털은 장을 통해 변으로 배설해야 정상이다.
헤어볼을 토하면서 설사나 변비를 동반하면 반드시 병원에 가봐야 한다.
염증성 장 질환이나 림프 종양 등 심각한 질병에 걸렸을 때 구토증세가 나타날 수 있으니 주의하자.
구토 증세에 엑스레이 검사는 왜?
구토로 동물병원에 가면 엑스레이 검사나 초음파 검사를 권하기도 한다.
이것은 이물성 구토가 의심될 때 하는 검사이며, 엑스레이와 초음파로 각각 확인할 수 있는 이물질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 하는 것이다.
불필요한 검사를 줄이려면 보호자가 세심하게 관찰해서 그 내용을 수의사에게 전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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