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 인도의 한 마을에서 늑대 떼와 함께 있던 두 소녀를 발견했다.
8세로 추정되는 소녀는 '카밀라'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15세로 추정되는 다른 소녀에게는 '아말라'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두 소녀는 그동안 함께 살아온 늑대처럼 네 발로 걷고, 으르렁거리고, 울부짖었다. 시각과 후각도 매우 발달해 어두운 곳에서도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고, 음식을 주면 냄새부터 맡았으며, 고기와 우유만 먹었다.
카밀라와 아말라가 인간과 어울려 살 수 있도록 사회화 교육을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15세 아말라는 1년 뒤에, 8세 카밀라는 9년 뒤에 사망했다. 카밀라는 인간 사회에서 산 그 9년 동안 45개의 단어와 포크를 사용하는 방법을 배웠다.
◇개에게도 사회성은 필요하다
인도 늑대소녀 이야기는 환경과 사회화의 필요성에 대해 아주 극명하게 알려주는 사례다.
사회화란 사회 속에서 성장하면서 자아 정체감을 형성하고, 해당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기 위한 행동방식과 사고방식을 배우는 것이다.
그렇다면 개에게도 사회성이 필요할까. 정답은 ‘당연히 필요하다’이다.
늑대소녀에서 볼 수 있듯 사회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생물학적으로 인간이라고 할지라도 인간사회에 적응하기 힘들다.
더욱이 현대 사회는 사람이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살기에도 매우 복잡하다. 개들에게는 오죽할까.
강아지에게 사회성이 부족하면 낯선 사람과 개, 다른 동물, 대상 그리고 환경에 대해 공포심을 느끼게 되고 이는 대부분 행동으로 나타난다.
산책할 때나 집에 손님이 왔을 때, 짖거나 물려고 달려드는 것이 가장 흔한 예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특정 소리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거나 공격성을 보이기도 한다.
◇개를 트레이닝 해야 하는 이유
우리가 개들을 트레이닝 해야 하는 이유는 뭘까?
바로 우리가 개를 집 안에서 키우기 때문이다.
불과 몇십년 전만해도 개는 마당에서 집을 지키는 역할을 담당하는 가축이었다. 그래서 낯선 사람을 보고 짖는다면 굳이 트레이닝을 해야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반려견 혹은 가정견으로 위치가 공고해지면서 사람과 함께 살기 위해 가르쳐야 할 것들이 생겼다.
우리나라에서 한 해에 10만 마리가 넘는 유기견이 생긴다고 한다. 키우던 반려견을 버리는 이유는 각양각색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대부분 문제 행동들을 어쩌지 못해서 버리는 경우가 많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우리나라의 반려견 교육은 대부분 ‘행동교정’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사실 반려견 문제 행동의 대부분은 퍼피 기간, 특히 생후 2~4개월 기간 동안 충분한 사회화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나타난다고 봐야 한다.
◇퍼피 트레이닝이 중요한 이유
강아지 생후 2~4개월은 학습 능력이 매우 높은 시기로, 이 시기에 적절한 사회화(퍼피 트레이닝)가 이뤄져야 한다.
강아지의 사회화를 위해서는 여러 가지 경험을 하게 도와줘야 하는데, 예방접종 기간과 겹치기 때문에 대부분 난색을 표한다.
하지만 요즘 도시의 개들은 대부분 예방접종을 하고, 개과(科 )동물의 전염성 질병이 크게 유행하고 있지도 않다.
어떤 면에서는 질병에 걸릴 위험성보다 사회성 부족으로 인한 문제 행동의 리스크가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깨끗하고 안전한 환경이라면 강아지를 안고 나가서 긍정적인 경험을 많이 하도록 해주는 것을 추천한다.
또 10번의 나쁜 경험보다 1번의 좋은 경험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무작정 많이 경험보다는 좋은 경험을 할 수 있게 도와줄 것을 조언한다.
문제 행동은 어느날 갑자기 나타나는 게 아니다. ‘정말 문제가 있다, 이대로는 함께 살기 힘들다’라고 느꼈을 땐 이미 해당 행동이 이미 고착화됐다고 봐야한다.
이 고착화된 행동을 고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더 많은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반려견 트레이닝의 목적을 행동교정이 아닌 예방과 관리에 두고 강아지 시절부터 기초 행동과 매너 등을 가르쳐야 한다.
이런 사회성 트레이닝에 집중하는 퍼피 클래스가 많이 활성화 되면, 문제 행동 때문에 버려지는 개들도 자연히 줄어들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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