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공장 문제 해결 프로젝트-윤리적 켄넬을 찾기 위해 떠난 100일' 굿보이토토 프로젝트에서 발굴한 윤리적 켄넬을 소개해 드립니다.
첫번째 컨넬은 닥스훈트 전문 켄넬 '베르네집'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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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스훈트를 아시나요?
독일어로 오소리라는 뜻의 ‘닥스 (dachs)’와 사냥개라는 뜻의 훈트 (hund)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1972년 뮌헨 올림픽의 마스코트 자리를 꿰차기도 했습니다.
우스꽝스럽게 생겼지만 주인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매우 좋아하고 주인의 말을 곧 잘 이해하는 사려 깊은 견종입니다. 운동량이 만만치 않아서 야밤에도 거실을 운동장으로 만드는 패기(?)를 뽐내기도 합니다.
웰시코기와 함께 2016년에 영국 여왕의 90번째 생일을 함께한 사진으로도 유명합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윤리적 캔넬과 윤리적 브리더님은 닥스훈트와 사랑에 빠져 30년을 넘게 브리딩을 하고 계신 <베르네집>의 김인수 브리더님이십니다.
1990년 한강에서 베르와 함께
봄이 성큼 찾아온 식목일 오후, 예고도 없이 불쑥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베르네집을 찾아갔습니다. 입구에서 닥스훈트들의 격한 환영(?)을 받으면서 실내 사육실 안으로 들어갔더니 부부 두분이 닥스훈트 식사 준비에 여념이 없으셨습니다.
실례를 구하고 인터뷰 요청을 드렸더니 흔쾌히 허락해주시면서 만약 전화를 하고 왔으면 만나지 못했을 거라고, 그 동안 방송사나 몇몇 단체에서 새벽부터 하루 종일 촬영도 해가고 인터뷰도 했지만 모견들도 많이 놀랐고 도움보다는 일과에 차질이 생긴 적이 많았다고 합니다.
베르네집의 김인수 브리더님과 나눈 인터뷰를 일문일답의 형식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Q1.베르네집은 어떤 곳인가요?
베르네집은 1985년도 저의 첫 닥스훈트 "베르"를 만나고 저를 브리더의 길로 안내한 수입견 "빌마"를 통해서 계통번식의 기초를 닦고 실천해 온 계통번식 견사입니다.
닥스훈트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특성, 건강과 성품 등을 관찰하며 외모 위주보다는 건강 위주의 브리딩을 해온 전문 견사입니다.
베르네집에서 브리딩한 닥스훈트
Q2.어떻게 브리더 일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브리딩과의 인연은 10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종로구 동숭동에서 고등학교를 입학하고 처음으로 동아리에서 즐겁게 배웠던 과목이 유전학이었는데 이 학문은 나중에 브리딩을 시작하고 평생 공부를 할 수 있게 만들어 준 기초지식이 되었습니다.
1980년대에 좋아하는 열대어 수족관을 운영할때 독일에서 온 베르를 처음으로 만난 뒤 인생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국내에 닥스 훈트을 아시는 분들이 거의 없었을 정도였어요. 그때 닥스훈트의 매력에 완전히 빠져버린 뒤 오직 닥스훈트만 공부했고 평생을 같이 했습니다.
처음 10년 동안, 한 마리로 시작했던 닥스훈트의 숫자는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고 이에 맞춰서 전문견사 (켄넬)에 대한 필요성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1995년 도그쇼 출전 당시, 이때까지도 "이 강아지가 닥스훈트에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Q3.강아지 공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듣기만 해도 가슴이 철렁합니다. 많은 어린 강아지들이 어미 젖을 더 먹고 자생력이 생긴 후에 입양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비위생적인 강아지 공장에서 사료도 제대로 소화 못하는 젖먹이 아가들이 분양되면서 병원균에 노출되어 죽어가는 모습은 애견 브리더 들에게는 더 가슴 아프게 다가옵니다.
2004년도 불황 때 이웃의 양심적인 브리더들이 경영난 때문에 자살하는 경우들이 있었고, 그때마다 이게 다 강아지 공장 때문인 것 같기도 하고 불안함과 슬픈 마음에 오랜 가슴앓이를 해야 했습니다.
Q4.브리더로서 가지고 있는 철학이 있으신가요?
브리더라고 지칭을 할 수 있는 시점은 적어도 자신의 견의 자손을 4대 이상을 배출하고 난 다음 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오랫동안 이 자리에서 인내심을 가지고 많은 갈등을 견뎌왔고, 목표한 바를 향해서 자부심을 가지고 흔들리지 않고 지금까지 왔습니다.
애견 산업의 기반은 브리더와 강아지라고 생각합니다. 강아지가 있음으로 애견인이 생겨나고 동물병원이 뒤따르고, 사료나 용품 등 애견 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강아지를 중심에 두는 사고관을 가지는 게 가장 중요하지 않은가 싶습니다.
Q5.베르네집의 견사는 어떠한가요?
닥스훈트는 흙과 햇볕을 좋아하고 여름철 더운 날씨에는 흙을 파고 공간을 만들어 더위를 피합니다. 그리고 흙에서 크면 체내 면역력도 향상되어 건강해지고 성격도 대범해집니다. 이런 성향을 바탕으로 훍바닥 위에 판넬과 알루미늄 봉으로 가로 12m, 세로 3m 의 견사들을 지었습니다.
견사 사이사이에는 문을 만들어놓고 가운데에 가로 2m, 세로 약 1m정도의 집을 지어 놓아서 날씨가 좋지 않을 때 피해있거나 추운 겨울철에는 전기 장판을 틀어줍니다.
벽의 판넬 앞은 강아지들이 땅을 파고 나갈 수 없도록 부드러운 마사나 벽돌이나 시멘트로 마무리 작업을 해줍니다. 이렇게 직접 도면을 그려서 목줄을 하지 않고 자유롭게 자연 속 에서 먹고 놀고 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하나하나 직접 손수 작업해서 만들던 과정
나무 그늘을 만들어 주는 작업 중
Q6.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시나요?
하루는 아침 6시에 시작됩니다. 강아지들에게 밤새 무슨 일이 있었는지,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아침 식사를 준비합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빨간색 큰 고무다라(?) 6개를 가득 채워서 밥도 주고 켄넬 청소를 하다 보면 어느새 점심식사를 할 시간도 훌쩍 넘기는 건 기본이며 일을 마치고 나면 저녁 9~10시를 넘기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해외여행은 꿈 꿔 본 적도 없습니다. 1996년, 미국에 있는 가족들이 같이 지내자고 불렀을 때도 20마리의 닥스훈트들을 데리고 갈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한국에 남기로 결심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이 고생하는 모습을 본 자식들이 섭섭함을 표현하기도 했었고, 부모님을 따라서 브리딩은 하기 싫다고 했을 때도 묵묵히 닥스훈트들의 곁을 지켰습니다.
Q7.언제가 가장 힘드신가요?
하루 종일 밥을 준비하는 일도, 새벽에 예정된 출산 때문에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것도 아닌, 분양 보냈던 아기들이 파양 되어서 오거나 안 좋은 환경에서 함부로 대해진다는 소식을 들을 때 가장 마음이 힘들어요.
단순히 키우기 귀찮아서이든, 혹은 피치 못할 사정이든, 주인만 바라보고 사는 강아지들에게, 버려진다는 건 무엇보다도 큰 충격과 스트레스를 주기 때문입니다.
Q8.그럼 반대로 브리더로서 언제가 가장 뿌듯하신가요?
닥스훈트를 입양해간 사람들과 M.T같은 정기적인 교류를 통해 지속적으로 연락을 하고 분양받은 아기들이 사랑 받으면서 건강하게 생을 마칠 때까지 행복하게 잘 사는 걸 볼 때에요. 그 이상은 바라지도 않아요.
닥스훈트를 입양해 간 사람들과 함께하는 정기 M.T
2015년 닥스훈트 모임
Q9.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무엇보다 이 두 가지가 꼭 전해졌으면 좋겠어요.
첫번째, 강아지들은 최하 70일이 넘어서 분양되어야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자랄 수 있기 때문에 너무 어린 강아지를 선호하는 풍조가 바뀌어야 합니다.
두번째, 브리더 분들께도 드리고 싶은 말씀인데요, 유행하는 견종이나 돈을 좇기 보다는, 성격이 본인(브리더)과 잘 맞는 견종을 선택하고 본인 자신이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유전에 관한 이론을 습득한 뒤 실제경험에서 본인만의 노하우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무엇보다 동물을 태어나게 만든 것에 대한 확실한 책임감을 가지고 임해야 하구요.
인터뷰를 마치며
김인수 브리더님은 지금 키우고 계신 아이들 뿐만 아니라 이제까지 분양 보냈던 아이들도, 얼굴만 봐도 누구 사이에서 나온 강아지인지 바로 알 수 있을 정도로 굉장한 애정을 가지고 이 일을 해오고 계셨습니다.
운영하고 계신 블로그에서도 이런 모든 과정들을 공유하고 있으며 강아지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아낌없이 들려주고 있었습니다.(http://blog.naver.com/qpfm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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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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