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공장 문제 해결 프로젝트-윤리적 켄넬을 찾기 위해 떠난 100일' 굿보이토토 프로젝트에서 발굴한 윤리적 켄넬을 소개해 드립니다.
일곱 번째이자 마지막으로 소개해 드릴 켄넬은 아프간 하운드 전문 켄넬 '타라 켄넬'입니다.
아프간 하운드는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견종 중 하나로, 그 역사는 무려 5천년 전 이집트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집트와 아프가니스탄 왕실에서 수렵을 위해 키워졌다고 하는 아프간 하운드는 우아하고 귀족적인 모습을 특징으로 합니다.
오늘은 지난 6월 말에 방문하였던 충남 공주에 있는 아프간 하운드 전문 켄넬 타라 켄넬(이윤정 브리더님)을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타라 켄넬 입구 전경
Q1. 타라 켄넬은 어떤 곳인가요?
안녕하세요. 이곳은 충남 공주에 자리잡고 있는 아프간 하운드 전문 켄넬 ‘타라켄넬’입니다. 2001년 입양한 첫 아프간하운드 ‘베스’를 키우면서 도그쇼에 참가하게 되었고 아프간 하운드 클럽을 알게 되면서 브리더라는 명예로운 직업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열정을 가지고 건강하고 아름다운 아프간 하운드들에 대해 공부를 하면서 동시에, 제가 느낀 이 견종의 아름다움을 다른 이들에게도 전해주고 싶다는 마음가짐으로 켄넬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뉴질랜드에 위치한 쟌지 켄넬의 윌리엄 브리더님과 함께
Q2. 어떻게 브리딩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2001년 애견 백과사전에 실린 검은색 털을 가진 아프간 하운드의 얼굴을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요, 아직도 그 얼굴을 잊지 못합니다. 정면으로 저를 바라보는 모습이었는데 너무 당당하고 압도할 만한 화려한 외모를 가지고 있어서 마치 사람이 저를 쳐다보고 있다는 생각까지 들었을 정도였거든요.
아프간 하운드의 당당하고 우아한 자태
그러면서 시작하게 되었고, 시작 당시는 열악한 시설이기도 했고 지식도 충분하지 않았지만 주변 선배 브리더나 멘토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애쓰면서 2005년에는 무작정 호주와 뉴질랜드의 켄넬과 브리더들을 찾아다니고 견학을 다니면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면서 공부했습니다.
Q3. 켄넬(견사)을 조금 더 자세히 소개해주시겠어요?
데려와 키우고 있는 몇몇 유기견 아이들이 운동장을 뛰어놀고 있다.
일단 ‘ㄷ’자 모양의 집과 켄넬 견사가 나란히 있고 앞쪽으로는 소형견(주로 유기견)들이 뛰어놀 수 있는 마당과 잔디밭이 있습니다.
아프간 하운드들이 길게 뛰어다닐 수 있는 운동장
안 쪽에는 투수 블록(비가 와도 고이지 않고 금방 흡수되는 소재)으로 되어 있는 운동장을 만들어 놓았고, 문을 여는 방법에 따라 최대 50m까지 하운드들이 마음껏 뛰어다닐 수 있는 ‘ㄴ’자 공간을 마련해 놓았습니다.
Hydro Bath
집 안으로 들어오면 거실이 있고 옆으로 이동하면 응접실과 강의를 하는 세미나실이 있습니다. 안 쪽에는 아프간 하운드 전용 욕조가 있는데요, 몸이 크고 털이 긴 아프간 하운드에 맞게 크면서도 강한 수압을 가할 수 있도록 제작된 욕조로, 외국에서 힘들게 공수해온 것입니다.
자유롭게 야외와 실내를 오갈수 있는 통로가 케이지마다 있다.
아이들이 지내는 견사의 경우, 바깥 공간과 안쪽 공간을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작은 창을 만들어서 아이들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만들어 놓고 실내에는 항상 적정온도와 습도, 조명을 유지 해놓았습니다. 이렇게 큰 방을 8개정도 만들고 성격별, 서열별로 2마리씩 분리를 해놓습니다.
Q4. 브리더로서 가진 철학이 있으신가요?
가장 우선적인 생각은, 브리더라는 직업을 가졌다면 적어도 자기의 삶보다는 내가 태어나게 한 아이들의 삶이 윤택해지길 간절히 바라는 사람들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부지런히 청소만 해줘도 대부분의 질병들은 예방할 수 있습니다. 또 아이들이 건강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유전 검사가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구요, 저희는 부모견들의 유전적 질병 검사를 반드시 진행하고 무사히 결과가 나온 건강한 강아지만을 분양합니다.
또한, 브리더로서 번식에만 집중한다면 아무래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부분들이 많기에 다른 안 좋은 생각들을 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브리딩을 하시면서도 다른 일을 병행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같은 경우는 애견 미용을 부업으로 같이 하고 있구요.
Q5.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되시나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1~2시간 정도 애들을 운동시키고 배변을 보게 합니다. 대청소라도 하는 날이면 하루의 반 이상이 청소로 소요되는데요.
그 후 아침을 먹고 아프간 하운드의 털 특성상 1시간 정도 그루밍을 해줍니다. 그리고 목욕을 번갈아서 해주는데 이 일이 3~5시간 정도 걸립니다.
중간 중간 배변을 치우면서 물을 주고 운동장에 마음 맞는 아이들끼리 풀어놓고 견사로 다시 집어 넣는 일의 반복입니다.
그 후 식사를 주는데 손질된 생고기와 프리미엄 사료들을 각 개들의 필요량과 영양에 맞춰 배분하고 급여하는 시간이 30분 정도 소요됩니다.
식사 후 움직이면 장이 꼬일 수 있기 때문에 식사 후 1시간 가량은 흥분하지 않고 쉬게 해주고 어느 정도의 소화 시간이 지나면 배변과 운동을 위해 마음이 맞는 애들끼리 4시부터 6~7시까지 운동장에 풀어줍니다.
견체학 강의중
그 후 저녁 식사를 하고 다른 애 목욕을 시키거나 아프간 하운드에 관련된 정보 수집과 공부 시간을 가집니다. 틈틈이 오는 전화 문의나 아프간 하운드에 관심이 있는 해외 바이어들의 이메일에도 답장을 하고, 견습을 온 학생들에게 브리딩과 그루밍 강의를 1~2시간 해주다 보면 하루가 너무 금방 갑니다.
Q6. 최근 아프간 하운드 번식을 안 하신다고 하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일단 아프간 하운드를 키우는 일 자체가 너무 큰 수고로움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목욕을 한번 하는 것도 기본 4시간 정도를 필요합니다. 책임지지 못할 거면서 데려가시는 분들, 저가 강아지들을 선호하는 분위기 등도 이유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키우고 있는 10마리 내외의 아프간 하운드들과 지금까지 작게나마 번식을 했던 아이들이 잘 지내는지 확인을 하면서 여생을 마칠 때까지는 책임을 지겠지만, 당분간 번식은 계획을 두고 있지는 않습니다.
10년쯤 뒤에 아프간 하운드들이 모두 떠나간다면 생각이 어떻게 바뀌게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달리는 것을 좋아하는 아프간 하운드
Q7. 브리더가 입양하는 사람들을 고를 수 있어야 한다구요?
저나 제 주변 브리더들은 항상 말합니다. ‘브리더들도 어떤 사람에게 분양할 것인지 선택할 권리가 있다’라고 말입니다. 아프간의 화려한 외모만 보고 찾아오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일례로 예전에 부산에서 6평 정도의 원룸에서 살면서 아프간을 입양하러 오셨는데 기본적으로 아프간 하운드는 ‘사냥개’입니다.
먹는 것보다 달리는 것을 더 사랑하는 견종인데 그런 아프간을 새장속의 새처럼 가둬놓고 살 수 밖에 없는 환경이 눈에 훤했기 때문에 분양을 정중하게 거절했습니다.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로 집안 사진이라던지 자세한 생활 패턴 등을 일일히 확인하고 나서야 분양을 결정하고 있습니다.
Q8. 브리더라면 도그쇼를 나가는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하셨는데 이유가 무엇인가요?
도그쇼라는 행사는 자신이 브리딩을 하면서 노력해온 과정들을 결과로 검증받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전문가들이 모이는 그 자리에 함께하지 않는다면 본인이 잘 브리딩을 하고 있는 것인지 확인하기가 어렵습니다.
물론 모든 일이 그렇듯이 도그쇼 역시 장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장점은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2014년 미국애견연맹 (AKC) 유카누바 도그쇼에서
Q9. 국내에서 브리딩 활동을 해오시면서 아쉬운 점에는 어떤 게 있으셨나요?
브리더나 애견인 모두 제대로 된 정보를 얻을 창구가 부족합니다. 저는 처음 켄넬을 시작했을 때 중간상인들을 거치지 않고 외국의 건강한 아프간 하운드들을 한국에 소개해주는 좋은 분도 만났고, 미국 도그쇼에서 활동하면서 제대로 된 지식을 가지고 한국에 오셔서 전파해주신 분을 만났기 때문에 인복과 운이 좋은 편이었습니다.
덕분에 아프간 하운드를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스스로 공부를 원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서적이나 인터넷 자료, 동영상 자료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입니다. 일단 부딪혀 보고 많은 시행 착오를 거쳐야 하는 것이 한국 브리딩계의 현실입니다.
더 슬픈 사실은, 실제로 이렇게 고군 분투를 하더라도 강아지 공장의 저가 경쟁에 밀려서 제대로 시도해 보지도 못하고 접는 분들이 부지기수라는 것입니다.
타라 켄넬의 세미나룸에서는 때때로 전문 지식들을 공유하는 자리가 열린다.
Q10.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세요?
한번 책임졌다면 절대로 포기하거나 버리지 말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예전에 텔레비전 CF에 아프간 하운드가 나와서 유행을 탔을 때 충동적으로 입양해간 10마리 중에 6~7마리가 관리가 힘들다는 이유로 파양 문의가 왔었습니다.
파양 받은 아이들은 어떻게든 다른 곳으로 입양 보내려고 부단히도 노력하지만 이런 일은 브리더와 반려견 모두에게 평생 상처로 남습니다.
입양 전에는 꼭 브리더와 충분한 상의를 거치시고, 키우시기로 결정을 하셨다면 죽을 때까지 브리더와 교류하며 데려간 아이를 책임지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도움이 필요하다면 브리더는 정말 열심히 도와드릴 것입니다.
윤리적 켄넬 기행을 마치며
윤리적으로 브리딩하는 곳을 찾아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전국에 있는 약 70여 군데의 번식업장을 돌아다니며 많은 분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강아지를 보며, 때로는 실망을 하고 또 때로는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 여정의 기록을 알리는 이유는 처음에도 그랬고 지금도 여전히 마찬가지로, 전문적인 지식과 윤리적인 가치관을 바탕으로 강아지를 키우는 곳이 더 알려져야 한다는 필요성 때문이었습니다.
시간적인 한계와 물리적인 한계 등으로 인해 100% 완전하게 모든 윤리적 켄넬과 브리더 분들을 만나고 발굴하여 소개드리지는 못했을 수는 있지만 그 가운데 만난 분들을 이렇게 소개해드릴 수 있어 기뻤습니다.
윤리적 켄넬에 대한 저희의 여정의 기록은 이러한 공적인 목표를 가지고 만들어진 자료이기에 굿보이토토 프로젝트 페이스북 페이지(Goodboytoto project) 를 통해 메세지로 허락을 받으신다면 공공의 이익을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는 비영리 조직은 누구나 무료로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영리 기관의 경우는 연락 주시면 논의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동안 저희의 이야기를 들어주신 분들과 기꺼이 시간과 사진과 이야기를 공유해주신 브리더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저희의 여정은 앞으로도 조금 느슨한 속도로 계속 이어질 예정이니 이따금씩 관심가져주시고 바라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굿보이토토 프로젝트 권혁호, 고귀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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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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