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보호센터에 한 가족이 강아지를 입양하기 위해 찾아왔다. 아빠와 엄마, 딸아이. 이렇게 셋이었다.
그런데 이 가족은 여느 가족과는 살짝 달랐다. 이제 중학교 1학년생이라는 딸아이가 휠체어에 타고 있었다.
장애를 가진 학생이었다. 하지만 얼굴이 밝아 덩달아 대견스러워지는 느낌을 줬다.
입양 조건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해드리니 이에 동의했고, 나 자신도 입양 보내지 않을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
그렇게 3살 가량으로 추정되는 말티즈 몽쉘이를 보내 드렸다.
사실 휠체어를 탄, 이제 사춘기에 접어드는 아이가 한 때 버려졌던 개를 입양하는 것이 살짝 걱정이 됐다.
부모 입장에서는 개까지 키우게 되면서 더 힘만 드는 결과를 낳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엄마는 딸아이에게 친구를 만들어 주고 싶어서라고 이야기했다.
딸아이 역시 개를 원하는지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그전에 이 가족은 딱히 개나 고양이를 키워본 적이 없다는 점이 마음에 걸렸다.
다행스럽게도 딸아이도 개를 몹시 키우고 싶어 한다는 것을 느꼈다.
또 이 가족은 센터를 찾기 전에 입양에 대해 꽤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눈 듯 보였다.
아파트에 사는 만큼 소형견을 원한다는 바람을 이야기하는 등 키우고 싶은 개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했다.
특히 굳이 자견이 아닌 성견을 입양하고 싶다고 했다. 물론 평생을 함께 하겠다는 맹세 요청에도 흔쾌히 응해줬다.
장애아동에게 반려동물이 제일 좋은 친구가 됐다는 소식을 종종 듣는다. 하지만 그건 국내가 아니라 해외에서다.
우리 보호센터는 센터를 나서면서 입양 기념 사진을 찍는다.
센터의 흔적을 남기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어찌 보면 책임감을 더 부여해주는 의식이라고나 할까.
자신의 몸도 불편한 장애 학생이 유기된 녀석을 행복한 가족의 일원으로 보듬어 주는 모습은 '아름답다'라는 표현 밖에는 없었다.
나도 덩달아 그 아이의 따뜻한 마음에 힘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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