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지난 25일 우리 청주동물보호센터에서 그동안 구상해온 프로젝트의 첫 열매가 열렸다.
우리 보호소에 있는 유기견 한 녀석을 할머니에게 입양 보낸 것.
'실버반친 프로젝트'의 1호작이었다. 이제 70대에 접어드신 이 분은 그간 아들과 살았지만 아들이 얼마 전 결혼하면서 홀로 지내게 되신 분이다.
실버반친 프로젝트는 보호소의 유기견을 어르신들, 특히 홀로 지내시는 어르신들에게 입양 보내는 프로그램이다.
노년에 반려동물을 곁에 두는 것은 여러 모로 잇점이 많다.
외로움도 덜 탈 수 있게 되고, 무엇보다 반려동물을 돌보느라 몸을 더 움직일 수 밖에 없다. 또 아침 저녁으로 밥을 챙겨줘야 하니 규칙적인 생활도 가능해진다.
그래서 노년층에게 반려동물을 처방(?)하는 것도 해외 선진국에서 드문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어르신들에게 반려동물을 기르게 하는 것에 대해 그다지 시선이 곱지 않다.
어르신이 돌아가시면 그 반려동물은 어떻게 되느냐부터, 그러지 않아도 고단한 노년의 삶에 개를 떠안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피상적인 생각도 바뀌어야 할 때라고 본다.
이미 100세 시대라고들 하지 않는가. 게다가 나이가 들수록 지병에 시달리는 어르신들이 늘어만 가고 있다.
이런 때 반려동물은 어르신들의 건강지킴이로서 아주 훌륭한 역할을 해낼 수 있다.
홀로 지내는 노인들에게 가는 반려동물들에게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동물보호센터에 있는 개나 고양이들은 언제 새주인을 만날 지 모른 채 항상 안락사 위험에 시달리고 있다.
차라리 반려동물과 함께 노년을 보내고 싶은 어르신들에게 보내주는게 더 낫지 않을까.
물론 그냥 개와 고양이를 어르신들에게 보내는 것은 아니다.
얼마 전 우리 보호소는 지역의 동물보호단체들과 협약을 맺었다. 보호단체 회원들이 주기적으로 어르신들을 찾아가 어르신은 물론 반려동물이 잘 지내고 있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때로는 미용과 목욕도 시켜주고, 개와 고양이를 키우는데 필요한 사료 등 먹거리도 일정 부분 대줄 계획이다.
실버반친 프로젝트가 의료보험비용 절감은 물론 늘어나는 유기동물과 실버세대 삶의 질이 변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나의 목표는 장애인들에게도 반려동물 친구들을 입양보내는 것이다. 장애인들에게도 반려동물 만큼 자존감을 회복시켜주는 존재는 없다고 본다.
정순학 청주반려동물보호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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