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도 원인을 모르는 질환들 7 – Megaesophagus
[노트펫] 척 보고는 이해하기 힘든 의학용어였던 전편의 Chylothorax(유미흉)과 달리, 오늘 소개해드릴 Megaesophagus는 직관적으로 해석됩니다. Mega (거대하다) + Esophagus (식도), 그러니까 거대식도증입니다.
아마 지금까지 다룬 반려동물의 특발성 질환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질환이 아닐까 생각되는데요.
인기 예능프로그램 <개밥주는 남자>에 출연한 주병진의 반려견 웰시코기 삼형제 (대, 중, 소) 가운데 소에게 거대식도증이 있었기 때문이죠.
채널A, 개밥주는남자 캡쳐 |
식도가 확장되어 늘어진 상태로 긴장성을 유지하지 못하는 상태를 거대식도증이라고 말합니다.
소화기관의 근육이 연속적으로 움직여서 (연동운동) 내부의 음식물을 아래쪽으로 밀어내야 하는데, 어떤 원인으로 이러한 운동을 하지 못하면 음식물이 소화관 내부에 쌓이고 역류하게 됩니다.
그래서 거대식도증은 특징적으로 음식이 식도에서 위로 진행하지 못하고 역류(Regurgitation)하는 증상을 보이며, 이때 역류하는 음식물이 호흡기로 잘못 들어가게 되면 외부 물질에 의한 폐렴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려동물에서 원인은 크게 선천성과 후천성으로 나뉩니다. 선천성은 가족력이 있으며 태어날 때부터 식도의 신경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는 경우로, 비교적 어린 나이에서 증상이 발견됩니다.
후천성은 출생 이후 다른 원인으로 인해 거대식도증이 나타나는 경우를 말하는데요.
연구 결과를 보면 여기엔 중증근무력증(면역세포가 신경에서 근육으로 신호가 전달되는 부위를 공격해서, 근육을 잘 움직이지 못하게 되는 질병)과의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후천성 강아지 거대식도증의 25% 정도는 중증근무력증에 의한 것으로 보고되었죠.
그렇다면 나머지는? |
그렇습니다. 여전히 상당수의 거대식도증은 원인을 알 수 없는 것으로 생각되며, 식도의 운동성을 회복시킬 수 있는 확실한 치료법도 현재까지는 없는 상태입니다.
다만 소가 그랬던 것처럼 소화가 용이한 형태의 사료를 조금씩 자주 급여하며, 식사 후에 몸을 세워서 중력의 힘으로 음식물이 위로 내려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이 있습니다.
만약 증상이 너무 심해서 일반적인 방법으로 충분한 영양을 섭취할 수 없다면 위 삽관을 통해 음식물을 직접 투여해야 하는 경우도 있구요. 여러모로 안타까운 경우입니다.
양이삭 수의사(yes97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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