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비 듣더니 바로 뒤돌아나간 견주
[노트펫] 하루는 미용실이 있는 송파구 넘어 다른 구에서 손님이 왔다. 그런데 역정을 내면서 그냥 뒤돌아 나갔다.
둥글둥글 넓적한 귀여운 곰돌이컷? 약간 코알라 비슷하게 되는컷?
게다가 방울을 남기는 미용이고 몸무게는 5킬로그램을 넘어가서 5만5000원을 불렀더니 그랬다.
내 기억으론 이 아이는 좀 사납다. 그리고 항상 엉켜서 왔다.
이날 아이의 상태를 보니 미용한 지 두 달이 안됐다. 귓병이 있고 냄새가 나서 귓청소도 할겸 미용하러 온 듯했다.
미용 스타일을 지금 그대로 해달라고 해서 사나운 것하고 엉킴 빼고 부른건데 그렇게 가버렸다.
이전엔 피부병 때문에 매번 박박 밀어버려서 그 금액인 줄 안 듯했다.
"아니, 그럼. 처음부터 그렇다고 하지. 비슷한 가격이면 강남에서 하지. 강남은 미용을 얼마나 잘하는데."
'에효, 귓병 심한데, 피부병도 심한데, 그래서 빡빡 밀어주고 그런 것인데.'
그렇게 그 견주는 1년 만에 나타나서 내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 놓고 가버렸다.
아마 가게에서 숙식하면서 호텔하고 그러니까 미용비도 저렴할줄 알았나보다.
'기름값 들게 해서 죄송합니다.'
카카오톡에 미용요금표 있는데 확인하고 오시지.
견주가 몇년 전에 호텔링을 맡긴 적이 있었다. 그때 그 강아지가 얼마나 껌딱지든지, 가끔 생각나는 강아지였다.
그래서 오랜 만에 볼 생각에 가슴 설레이기도 했다. 미용일을 하다보면 오랜 만에 본 강아지가 나를 알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어떻게 나올지 기대하느라 두근반 세근반 했는데, 그렇게 견주는 야멸차게 가버렸다.
"견주님, 미워요! 나중에 귀하고 피부 나빠지면 다시 오세요. 옛날처럼 완화되게 신경 많이 써드리겠습니다!"
금비언니(inkso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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