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윽, 입 냄새!' '이리와, 이빨 닦자!'
강아지나 고양이들과 함께 살다보면 건강에 신경쓰이는 부분이 여기저기 많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신경쓰이는 부분이 바로 '치아관리' 입니다.
특별히 아픈 곳 없이 건강한 아이들이라도 치아가 좋지 않은 경우는 흔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동물 역시 치석이 쌓이고 치주염이 진행되다 보면 잇몸이 점점 들리고 입냄새가 심해지게 됩니다.
그렇다보니 요즘에는 집에서 직접 기구를 써서 치석을 제거해 줄까 생각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스케일링을 생각할 때는 반드시 알아야 할 부분들이 있습니다.
우선 셀프 스케일링은 수의사법 상 무면허 진료행위에 해당합니다. 불법입니다.
또 셀프 스케일링을 해서는 안되는 실질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동물병원에서 일반적으로 진행하는 스케일링의 과정을 이해하면 쉽습니다.
1) 초음파 스케일러로 치석을 제거합니다. 치석제거는 치아와 잇몸사이의 잇몸밑 공간까지 정리합니다.
2) 폴리싱이라는 과정을 통해 치아 표면을 내측, 외측 모두 연마합니다.
간단한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요?
첫번째, 치아의 안쪽(혀쪽 방향) 치석제거
아시다시피 치아는 360도로 잇몸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그러나 입안을 열어서 치아의 360도 모든 방향의 치석을 제거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그렇다 보니 셀프 스케일링으로는 겉으로 보이는 치석만 제거되어 안쪽으로는 치석이 점점 쌓이고 염증이 진행됩니다.
두번째, 치아와 잇몸 사이 공간에 쌓인 치석 (Subgingival calculus)의 제거
치아와 잇몸 사이에는 정상적으로 2mm정도 깊이의 주머니같은 공간이 존재합니다. 이 공간의 치석제거 역시 스케일링을 할 때 매우 중요합니다.
눈으로 보이는 치석보다 이 부분의 치석을 제거해 주는 것이 어찌보면 더 중요할수도 있겠네요.
이 공간에 치석이 쌓이게 되면 염증이 진행되면서 점점 치아주변의 잇몸이 무너지고 결국 치아가 흔들리게 됩니다.
세번째, 연마(Polishing) 과정
초음파 스케일러든 핸드 스케일러든, 스케일링은 치아 표면의 치석을 긁어내는 작업이기에 필연적으로 치아 표면에 미세한 스크래치를 남기게 됩니다.
이렇게 스케일링 과정에서 생긴 치아표면의 미세한 굴곡들을 부드럽게 다듬는 작업이 바로 스케일링의 가장 중요한 마무리 단계인 폴리싱입니다.
스케일러가 미처 지나가지 못한 치아 표면의 잔여 프라그를 제거하는 과정도 폴리싱이죠.
이 과정을 거치지 않을 경우 오히려 스케일링을 하기 전보다 빠른 속도로 치석이 끼게 되며 이 때문에 동물들은 스케일링한 것만큼이나 폴리싱을 정성 들여서 해주게 됩니다.
게다가 무시못할 요인이 하나 더 있는데요.
병원에서는 전신 마취를 하고 스케일링을 진행합니다. 움직일 경우 정교한 스케일링이란 애초부터 불가능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법을 어겨 가면서까지 하는 셀프 스케일링은 작업을 하기도 만만치 않고, 스케일링을 했더라도 말끔하게 됐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치석이 더 빨리 끼게 되거나 잇몸에 상처를 내는 등 오히려 사랑하는 아이의 구강과 치아를 망칠 수 있습니다.
치석이 너무 싫으시다면!! 가장 좋은 것은 평소의 치아 관리입니다. 그 무엇보다도 칫솔질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미 칫솔질로 제거하기에는 치석이 많이 생겼다면 수의사와 상담 후 적절한 치과 치료를 받으신 후, 깨끗한 치아를 오랫 동안 유지할 수 있도록 매일 치아를 닦아주세요!
감수 곽지윤 돌로박스 자문 수의사
칼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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